여행/등산, 트레킹

[필리핀 울랍산] Mt. Ulap (itogon, benguet)

로캣ROCAT 2025. 4. 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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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근교 산행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산행 경험이다.

마닐라 근교라고는 하지만 마닐라에서 산행을 하려면 최소 3시간 리잘 부근까지는 가야 하는 것 같다🥲

지하철로 국립공원까지 갈 수 있고 초급부터 고급까지 모든 난이도의 산을 경험할 수 있는 서울에 새삼 감사..


 

22:00 마닐라 출발

Ulap 산은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5~6시간정도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

필리핀의 고속도로 등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포장이 더 잘되어 있고, (이것도 마닐라 저 밖을 벗어난 지방 산길은 예외...) 중간중간 휴게소와 아기자기한 레스토랑도 있어 여행할 재미가 난다. 

다만 낮과 새벽을 가리지 않는 마닐라의 끔찍한 교통체증으로 마닐라를 벗어나는데만 항상 2시간은 소요되는 듯 하다. 산행을 갈 땐 늘 밤 11시~새벽 3시쯤 사이에 출발하는데도 마닐라의 트래픽은 그 시간에도 예외가 없다.

 

 


03:30 ~ 04:00 캠프사이트 도착 및 산행 시작

 

ULAP산 인포메이션

 

사진이 초점이 잘 안맞아 알아보기 힘든데 입산료는 성인 30페소, 외국인 100페소 🤣

하이킹을 인솔한 사람이 대신 내줘서 몰랐는데 외국인은 3배를 넘게 받는다 ㄷㄷ

 

또한, 필리핀은 산행을 할 때 지역 가이드가 반드시 붙는 것 같다. 

산행을 몇번 해본 결과 대체적으로 4인당 1명정도 배정되는 것 같고,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있는 룰 같은 느낌이다.

서류에 간단한 신상 정보를 작성하고 입산료를 내면 이렇게 도장도 찍어주고 가이드가 배정된다.

입구에 작은 상점들이 있다.

 

가이드가 산행 전 입구에서 일행들을 위해 기도도 해주며, (못알아들어서 가만히 있었다🥲) 근처에는 방한용품과 지팡이같은 걸 판매하는 노점이 4~5개정도 있다. 지팡이는 수제 느낌에 고작 100페소길래 나도 하나 구입.

 

새벽 4시 조금 넘어 산행을 시작했는데 벌써 날이 밝아오고 있어 랜턴은 필요없었다.

 

 

이 코스가 대략 9.1km정도 되는데, (스틱에 써있음) 보통 서울에서 많이 가는 관악산 연주대 코스와 같은 거리이다.

다만 연주대보다는 훨씬 쉬운 트레일이었다 ㅎㅎ

 

 

사람들과 도란도란 얘기하며 걷다보니 여명이 보이고 금세 일출을 볼 수 있었다.

필리핀의 산들을 다 가본 건 아니지만 내가 가본 대부분은 정글같은 느낌이었는데, 이곳만큼은 정말 필리핀 다른곳에서도, 한국에서도 보지 못한 느낌의 산이라 보는 내내 감탄만 나왔다.

 

날씨와 뷰도 완벽하고, 가이드를 했던 노엘이 최신 아이폰으로(!!) 열과 성을 다해 사람들의 사진과 비디오를 찍어주고 있었다.

 

 

정상은 아니지만 첫번째 봉우리 도착.

현지인들의 산행 열정도 한국인들만큼이나 대단하다. 

다른 그룹에서 온 사람들 단체사진 찍는 거 보고 새삼 느낌...

 

산은 암릉 없는 육산이고 경사도 급하지 않아 너무 좋았는데 다만 길 곳곳 큰 동물의 똥이 놓여있다.

말인지 다른 야생동물인지는 모를... 밟지 않으려면 바닥을 잘 보고 다녀야한다 🥲🥲

대신 고도가 높고 기온이 크게 덥지 않아서인지 냄새가 나거나 파리가 꼬이거나 하는 건 보이지 않았다!

 


 

 

 

중간에 이렇게 재미있는 포토존이 있는데, 포토존에 자리를 잡으면 가이드가 저~~ 맞은편까지 잽싸게 가서 사진을 찍어준다. 생각보다 엄청 가파르고 떨어지는 순간 세상 하직이라 겁먹었는데, 가이드와 함께 온 아주머니들이 친절히 손잡고 이동시켜준다. (따로 가이드비를 받는 건 아니고 팁을 받는 것 같은데, 현지인 일행들이 매너팁을 걷길래 눈치껏 냈다.)

 

아주머니들은 수없이 와봐서 고이셨겠지만 등산화도 아닌 낡은 스니커즈 차림으로 바위를 왔다갔다 하셔서 내가 더 불안하고 쫄렸다...🥲 서서 포즈잡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난 쫄보라 주저앉아 찍은것만으로도 대단쓰...

포토존 주변엔 지킬 매너에 대해 친절히 써있다. 

 


 

정상까지 가는 길도 험하지 않고, 금세 도착한다. 탁 트인 정상에서 보는 뷰는 진짜 너무너무 멋있었고, 하산길 내내 보이는 모든 뷰가 다 좋았다. 진짜 인기있을법한 산이다.

살면서 다시 한번 보고싶은 뷰 ㅠㅠ

 


 

하산을 거의 완료할 즈음엔 기념품 샵들과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이 있다. 싸온 도시락을 먹어도 되지만 난 싸오지 않기도 했고 작은 깐띤이 있길래 밥을 사먹었다. 소박한 식사지만 역시 산에서 먹으면 다 맛있다 😊😊😊

 

 

이렇게 이날도 즐거운 하루의 마무리

 

  • 소요시간 : 약 6시간 (이동시간 포함 : 13시간)
  • 산행거리 : 9.1km
  • 난이도 : 중하
  • 특징 : 가파르지 않은 육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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